1. 식품위생직 7년만에..1월 1일자로 7급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다..급여도 늘 박봉이고, 그나마 있었던 성과상여금은 올해부터 없어져버리고,
연가보상비라는 제도 자체가 없어지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등등 각종 세금은 더 많이 내게 생겼다..
공무원이 월급 많이 받는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신다..그러나 그건 '사무관'으로 승진을 앞둔 6급 부터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나같은 나부랭이들은 각종 세금과 제외수당을 빼면 실 수령액은 200~210만원 내외다.
여기서 또 각종 보험(연금보험, 자동차 보험, 생명보험, 상조보험-부모님용)료 70만원은 한방에 날라가고
부모님 용돈 50만원 드리고, 카드비 30만원에 적금 50만원을 넣고 나면 내손에 남는건 없다..
그나마 초임시절부터 조금씩 모아뒀던 짜릿돈이 좀 남아서 그걸로 먹고 살지만, 이것도 언제 바닥날지 모른다..
이런 거지같이 사는 사람들에겐 보험료 인상과 수당제외 및 폐지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죽으라고 저주 퍼붓는거나 마찬가지다.
난 결코 맹바긔를 찍은적이 없는데, 왜 피해봐야 하는지...
2. 도 교육청으로 발령 받은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지나친 조직화된 구조와 폐쇄적인 인간관계 때문에 학교로 돌아가고픈 맘이 앞섰고, 초반에 우울증도 걸릴뻔했다.
'교육청'은 승진하기 빠른 곳이지만 정 반대로 1년 365일 '생무덤'에서 일하는것과 마찬가지의 느낌을 받는 곳이다.
기존 학교에서는 서로간의 업무가 연결되어 있어서 잘 도와주면 해결되었지만, 교육청은 내가 업무에 관한 집행자인 동시에
총 책임을 맡는다. 그레서 상대에게 내가 일하는 방법을 물어봐도 답변은 그저 차가운 공기일 뿐이며, 내가 알아서 헤쳐가야 하고
조금만 잘못해도 한달 내내 도마위에 오른다. 또한 연간 몇십억~몇백억의 예산을 집행하므로 돈에 더더욱 민감해지고, 그 돈을 조금이
라도 더 얻으려는 학교들의 연타석 공격에 매일매일 시체가 된다. 1년이 된 지금 나에게 생긴 병이 소화기계 질환만 해도 10가지는 될
것이다..학교 근무 당시 넘쳐났던 식욕은 교육청 발령이후 몇 숟가락 단위로 줄어들었고, '만성'으로 시작되는 병명들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다행히 이번주 내내 휴가라서 열심히 재충전 중이지만...월요일부터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게 슬프다.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해야 한다는것이 더욱더..
(점검때는 새벽넘게 일하기도 한다)
3. 난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식품위생직 공무원'이다. 학교급식법의 개정으로 이제 일선 국,공립 학교 및 일부 사립학교 영양사는
'식품위생직 공무원'에서 '영양교사'가 되었다.
즉, '영양교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이 학교로 갈 수 있으며, 다른과목들과 마찬가지로 공채 임용시험을 통과
해야 정식 영양교사가 된다. 현직 영양교사들은 2005년과 2006년에 '양성과정'을 거친 기존 식품위생직 공무원이고, 나는 양성과정
자격이 없는 미발추 일반직 공무원이다. 그러므로 학교에 돌아갈 수 없고, 교육청 혹은 교육청 직속기관에서 밖에 근무 할 수 없다.
우리 지역에 나 같은 공무원이 30여명이 있고(전국적으로는 300여명),
영양교사 자격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원에서 '2급 정교사 과 정'을 2년 6개월(혹은 3년) 받아야 한다.
혹은 대학교 학부생들은 상위 20% 내외에서 교직이수가 가능하다. 문제는 기존 식품위생직 공무원들이 영양교사가 되어
공채로 선발되는 영양교사의 인원수는 그닥 많지 않은거다. 2010년 올해까지 학교급식은 법적으로 '학교장이 책임 지는' 직영화로 전환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왜 그런지는 아시리라 생각한다.
난 '교사'가 될 자신이 없어서 일부러 대학원에도 진학하지 않았다. 초임 발령때부터 나는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교사'라는 집단의 이기
주의 행태를 똑똑히 지켜봤다. 물론 실력이 있으셨기에 교사가 되셨지만, 내가 근무한 학교의 교사들은 '실력' 없이 운 좋게 합격한 교사
들인것 같았다.
아이들을 엄격하면서도 '인간'으로 만들어야 하는게 원칙이거늘, 오히려 아이들을 더욱더 나쁜 길로 빠지게 하는것 같았다.
아이들 하는짓이 집에서 함부로 대하는 짓과 별 차이 없이 선생님들을 너무 함부로 대하면서도, 오히려 꼼짝 못하는 선생님들..
자신들이 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나부랭이를 너무 함부로 대했던 그들..난 그런 그들과 매일같이 싸웠고, '교사'에 대한 환멸
만 쌓이고야 말았다.
4. 나는 ' 한 곳의 학교급식을 책임지는 사람'에서 '한 지역의 학교급식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고, 세부 담당은 '기간제 영양사 및
조리종사원 관리' 하는 비정규직 관리를 담당한다. 1년에 최소 2번, 최대 10여번 이상 학교급식의 위생 및 운영실태를 점검하는데,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고도 신분상의 불안을 겪는 영양사님들이 많으시고, 그 무엇보다 학교교육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학교급식'을 자기동네 허름한 식당으로 착각하는 학교당국의 안일함 때문에 시설이 노후화되거나 안전사고의 우려가
많은 학교가 아주 많다. 더 시급한것은 학교급식을 총괄 하는 관리자인 영양사의 급여가 근무년도수가 1년이던 10년이던간에
월 130만원이라는거다. 호봉인정도 되지 않은데다, 각종 수당혜택에서 여지없이 제외되는, 그러고도 정규직인 교사들이나 학교직원들
때문에, 자기자식을 너무 귀하게 키우는 학부모들의 성화 때문에 영양사님들의 상처는 아물기는 커녕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법적으로 '의료직'으로 등록되어 있고, '면허'를 따는 전문직종이 '식당'과 '음식'이란 단어를 천하게 여기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식당아줌마' 혹은 '문지기' 대접을 받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번 점검을 하고나면 뿌듯한게 아니라 허탈감을 느끼는건 바로 저런 이유
인것 같다.
5. '배우' 최민수의 복귀작인 '아버지의 집'을 봤다. 난 '최민수'라는 배우는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라고 생각하며, 그의 아우라는 아무도
대신할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인들의 뇌리에 기억되고 있는 그의 주홍글씨인 '노인 폭행사건'의 억울함이나, 그가 가진 카리스마가
개그소재로 비화되고 있다는 억울함을 대체하려고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작품속에서 그는 여전히 '배우'이다. 드라마 내용은 약간
진부하기는 해도 최민수씨가 보여준 연기력은 상대배우의 어설픔도 커버해 주고 있고, 상대방의 좋은 장점을 끌어내주고 있다는 생각
이 들었다. 이러한 대 배우의 답습을 '소지섭'이라는 배우가 '소간지'라는 이름으로 실현하고 있지만, 그는 결코 '최민수'의 아우라와 카리
스마를 대신할수 없다. 소지섭은 작품속에서 너무 폼을 잡고 있으며, 지나친 욕심으로 상대배우의 좋은 연기도 묻혀버리게 하는
'욕심 많은 카리스마'로 인해 그의 연기가 불편해 보이는건 어쩔수가 없다. 문제는 본인이 이러한 문제점을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속의 인물이 아닌 '소간지'가 좋은 그의 팬들은 그의 오버연기를 지적하기 보다는 조용히 소지섭을 빛내주는 다른 배우들
이 연기 못한다고 비난한다. 올해 6.25 전쟁 60주년 대작 드라마에 출연한단다. 또다시 소리지르고 자기혼자 앞서나가는 연기를 보여줄
확률이 높다고 한다.
7. 쉬는 기간동안 일하느라 못본 드라마를 다운 받아 보고 있다. 그중에 눈에 띄는게 송지나 작가가 쓴 '남자이야기'..
현 정권의 비도덕적인 행위와 그런 현실에 살아가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좋은 배우를 발견할수 있었다.
'김강우'라는 배우...또래 배우들과 비교했을때 연기력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앞에서 언급한 소지섭 보다도 더)
이 드라마에서 '싸이코패스'를 지닌 '채도우'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데, 단순히 자기역할만 부각시키는게 아니라 상대배우와도
고른 조화도 어느정도 좋았다. 비록 마스크가 대중들이 잘 먹히게 하는 마스크가 아니라서 대중도가 떨어지긴 해도, 좀 더 키우면
김남길씨와 견줄만할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 한명 더 생겼다.
8. 작년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을 보면서 공동수상 남발에 대한 씁쓸함 보다는 '저 배우는 상 받아야 할 정도로 연기 잘했는데 왜 못받았지?'
라는 의문이 들었던 배우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드라마에서 활약을 보여줬던 '김해숙'님이 3사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단 한개의
상도 못받은 것이다. '장미빛 인생'이후 드라마에서 상을 받지 못한것 같다. 작년에 보여줬던, 기존의 스테레오식 어머니상이 아닌 현실적
인 어머니상이오, 여인상을 보여줬던 그녀가 못받은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상 받은게 잘해서 받은것도 있지만 단순히 인기가 많아 받은
상도 만만치 않았고, 주는 상이 많아서 못받은 배우들은 허접한 배우로 찍히는 판국에서...
상이 많으면 뭐하나..받아야 할 배우들은 안주는데..
근데 절대 저런 교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본받을 점 많은 좋은 샘들도 계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글구 마지막 이야기 공감합니다. 김해숙씨 정말 연기 좋았는데.... 우니라나라는 연기력보다 인기나 시청률을 중시 여기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