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집에 와서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티비를 보기 위해 누웠다.11시 50분을 알리고 있었다."아직..뭐...10분 남았네..10분이나...남았네..괜찮아..아직 10분이나 남았는데..뭐...."
거짓말 아니라,한 4년전만해도 1년이 가면 "으~아..또한살 먹는구나.또 1년이 가네.또 가는구나.으~아"라는 복잡 미묘한 심정이 되었는데,한 2년전부터는 정말 아무런 느낌이 없다.
종을 몇번 치고,날짜를 표기할때 맨 앞의 연도의 끝자리만 달라졌다는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기때문에.
나이야,고맙게도 나만 먹는거 아니고,따라서 이제 스무살이라
고 히히거릴 "애들"도 몇년있으면 스물다섯이 될테니까.
그런데,또 이게 스물셋과 스물넷과 스물다섯이 달랐다.
스물셋 그러니까 스물넷을 앞에 두고 있을때 "스물넷이구나...내청춘의 마지막 나이...청춘의 마지막 나이라고 생각했던 그 스물넷이구나.....스물넷...."이라는 생각으로 2005년 1월 1일을 받아들였다.
(임종재감독의 스물넷을 만 스무살때 본적이 있다.그때 그 영화의 정서를 나는 이해하는 척만 했다.지금생각해봐도.만약 내가 내나이 스물넷때 그영화를 봤다면,아마,사무치게 봤을것이다.내가 그나이이고,영화의 주인공들이 내나이였으니까.)
청춘의 마지막 나이라고 내 스스로 선을 그었던 스물넷이었기때문에 내가 읽었던,보았던 몇몇 글속의 문장들을 의미를 감히,정말 감히 약간은 이해를 했다고 말할수 있었을것이다.
뭔가,뭔가가 되어있어도,되어 있을것 같던 스물넷.그래서 홀가분하게 스물넷을 마무리짓고,스물다섯으로 나아갈수 있었을것 같았는데,정작 스물넷이 되었을때,나는 아무것도 한게 없었다.아무것도 되어있는것도 없었고.
그렇게 내 스물넷은 마지막 편지와 함께 갔다.
그리고 어느소설의 첫문장이라고 하는
"심각하게 희망을 잃기시작하는"스물다섯이 되었다.
12시가 되었고(아무리 한해가고,오는거에 별다른 감흥을 못느낀다지만 종치는걸 보는건 철칙이다.)종이 울렸고,
그종치는걸 멍청하게 보다가 난,스물다섯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진짜 스물다섯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체념하며,받아들인 스물다섯.
그러나,그러나,이왕 받아들인 스물다섯,간다.씨.스물다섯이 스물다섯이지,스물여섯되는것도 아니고,스물넷 되는것도 아니니까.스물다섯.내나이 스물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