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석규 형님 출연작들을 보면,
감독의 연출력이 아쉬워지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자꾸 감독 얘기를 꺼내게 되는데.
사실 흥행이나 완성도, 연기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한 번 보고 싶은 조합이 있습니다. 

요즘 상업영화들이 자꾸 어린 남자주연 쪽으로 가고 있고.
석규 형님 연령층이 현재 한국영화 주 관객층인 20대 여자관객에게
어필하기 힘들다고 생각할 때,

그런 걸 다 떠나서.. 그냥 딱 재밌는 조합으로.
홍상수 감독 + 한석규 주연을 한 번 쯤 보고 싶긴 합니다.

그런데 성향상 절대 불가능해 보이죠.
홍상수 감독은 촬영 전까진 트리트먼트만 쓰고,
시나리오는 당일 아침에 촬영장 와서 쓰는 스타일..

반면 석규 형님은 시나리오를 철저하게 검토하시는 스타일.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한테 술먹이고,
매일 배우와 술자리 하면서 배우들의 버릇을 캐치해서 그대로 영화 찍는 스타일.
거기에 즉흥적으로 씬도 만들어 넣고 연출하고..

석규 형님은 술도 잘 안 하시고, 철저한 자기 관리...
연기도 미리 철저하게 준비해서 동선 하나와 대사 톤까지 준비하는 스타일..

아마 죽을 때까지 만날 수 없는 감독과 배우일 듯 한데...

그래도 제가 홍상수 감독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김태우 씨나 김상경 씨가 홍상수 감독 영화에서 하는 거 보면.
왠지 석규 형님도 잘 어울린단 말이죠.

석규 형님이 딱 한 번, 시나리오가 정해져 있지 않은 영화에
출연하실 뻔한 적이 있죠.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 때 부랑자 역할이 들어왔었다고...
그때 평소 존경하는 감독이라 출연하실까 하다가
당시 매니저 하시던 한선규 형님께서 "네가 할 영화 아니다" 한 마디로 딱 말리셨다고 하는데.

홍상수 감독은 석규 형님과 연배나 경력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는 감독이 아니라.
존경심 이런 게 개입될 여지는 없는 것 같고.

여태껏 작업하신 거 보면, 홍상수 영화 류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긴 하네요.

그래도 왠지 석규 형님이 출연하는 홍상수 영화를 보고 싶긴 합니다.
물론 제 꿈에서나 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