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하얀 어둠속을 걷다>가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는 <스타워즈> <매트릭스> 등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를 제작할 때 주로 사용한다. 한국영화에서 이를 도입한 것은 <백야행>이 처음이다.
<백야행>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는 영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극중 공간과 이미지, 배우들의 대사·지문·동선 등이 완벽하게 그려진 2D·3D 콘티를 동영상으로 작업해 실사 영화를 사전에 애니메이션화한 것이다. 2시간 분량의 <백야행>의 애니메이션 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작진은 많은 CG가 필요한 장면이나 교통 사고 장면과 같이 실수 없이 촬영해야 하는 장면을 위해 정확하고 세세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백야행>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홍익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한 박신우 감독은 영화 제작이 결정 나기 이전, 자신이 <백야행>을 어떠한 영화로 만들 것에 관한 청사진을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로 만들었다. 투자사와 배우들은 미팅에서 보여진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를 통해 신인 감독이라는 한계점과 원작을 어떻게 영상화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단숨에 거두었다.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가 <백야행>의 배우들의 출연 결심과 투자 확정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작업한 애니매틱스 콘티와 실제 영화의 러닝타임은 단지 5분 가량 차이가 날 뿐이라는 사실이다. 이보다 더 정확할 수 없는 시뮬레이션 결과는 각 분야의 스탭들이 <백야행>을 제작하는데 매우 현실적인 가이드 역할을 수행했고, 콘티 상 존재했던 공간 이미지가 실제 스크린에 고스란히 발현되기도 했다.
이렇게 정교하게 진행된 작업 과정은 <백야행>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드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충무로 영화인들 사이에 “<백야행> 때문에 골치 아파졌다. 앞으로 우리도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를 사전에 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숨 섞인 푸념들로 엉뚱한 원성(?)을 듣고 있기도 하다.
<백야행>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참혹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서로의 존재가 상처가 되어버린 두 남녀와 그들을 14년간 쫓는 형사의 운명적인 관계를 그렸다. 전세계적으로 팬덤을 형성할 만큼 유명한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놓고 드라마 <연애시대>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으로 필력을 인정 받은 박연선 작가가 각본을 썼다. 한석규·손예진·고수 를 비롯해 이민정·차화연 등이 열연을 펼쳤고, 상업영화에 탁월한 감각을 자랑하는 강우석 감독이 제작했다.
<백야행>은 시사회 이후 “한국영화에서 드물게 각 캐릭터들의 탁월한 심리 묘사와 절제된 듯 섬세한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센세이셔널하게 느껴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강렬한 스토리라인, 서서히 드러나는 슬픈 운명과 감동까지 선사할 <백야행>은 오는 19일 개봉된다.